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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언어의 온도> -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몇 해 전, 아마 이 책은 모든 서점의 베스트셀러 진열장을 장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좋아하는 보라색에 세로 원고지에 적힌 제목이 너무나 취향저격이었기에 나 역시 바로 책을 집어 들어보았지만 당시의 내게 에세이집의 내용은 닿지 않는 말들이었다. 떡볶이라면 가장 매운맛에 소시지 추가, 영화라면 자본이 눈에 보이는 액션, 한창 자극적인 것을 찾던 당시의 내 눈엔 아마 이 잔잔한 울림이 다가오지 않았나 보다. 얼마 전 동기의 결혼식에 갔다가 시간이 남아 중고 책방에 들렀다. 한 켠에 꽂혀있던 여전히 나의 표지 취향은 변하지 않았기에 다시 한번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나이를 서너 해 먹고 다시 읽게 된 첫 번째 에피소드는 어쩐지 먹먹한 울림이었다. 요란하고 시끄러운 것들 사이에 고요히 건네지는 따스함이었다. 책.. 더보기
<신곡 - 지옥편 > 단테 알리기에리의 코데디아 Per me si va ne la citta dolente, per me si va ne l'etterno dolore, per me si va tra la perduta gente. Giustizia mosse il mio alto fattore; fecemi la divina podestate, la somma sapienza e 'l primo amore. Dinanzi a me non fuor cose create se non etterne, e io etterno duro. Lasciate ogni speranza, voi ch'intrate. "여기에 들어오는 그대, 모든 희망을 버려라." 안내자 베르길리우스를 따라 지옥 구덩을 순례하는 단테. 그의 글을 읽는 나 또한 그들의 꽁무니에 숨어 무.. 더보기
<메타버스의 시대> - 미래의 부와 기회를 선점하는 7대 메가트렌드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심야 시간대동안 청소년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었다. 가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과몰입의 위험이 높은 인터넷 게임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2011년 발의된 이 이안은 본의회에서 의결을 거쳐 재석의 과반이 찬성하여 통과되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2021년, 이번에는 이 법안을 폐지해야 한다는 안이 발의되었고, 의결을 거쳐 재석의 과반이 찬성하여 폐지되었다. 그때는 제정되고 이제와서 폐지된 강제적 셧다운제, 이 법안이 통과된 이유는 당시 투표권이 있는 성인 대다수가 게임이 없는 세상에서 태어나 게임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셧다운제 폐지의 궁국적인 이유는 "법안의 근거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가"가 아니라 "몇.. 더보기
<판교의 젊은 기획자들> -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만든 사람들 "특별한 것이 더 특별해진 요즘이구나." 집에서 핸드폰을 하며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쏟아지는 콘텐츠 가운데서도 유독 눈길이 가는 것들이 있다. 엄지 손가락 하나로 휙 넘어가는 인스타그램의 조그만 화면 속에서도 자꾸만 보고 싶은 인플루언서들이 있다.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나지만, 꼭 검색해서 새로운 영상을 찾아보는 유투버들도 간간이 있다. 그들을 떠올려보면, 각자만의 브랜드와 특별함이 있는 것이다. 남들과는 다른, 그렇지만 또 아주 특이하지는 않은 엣지를 찾아 정보의 홍수 속에 존재를 자리매김하는 것이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생각한 건 이미 세상에 다 있지'라고 농담처럼 말하지만, 당근마켓, 뱅크샐러드, 배달의 민족 같은 새로운 유니콘들이 탄생했다. 특별하지만, 또.. 더보기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 - 돈의 흐름을 읽는 눈 부동산 / 주택 시장 📝 부동산 경매를 공부하자 (p.47) - 부동산 경매는 소액으로도 참여 가능하기 때문 - 경매를 낙찰받은 사람들은 낙찰가의 최대 80%에 이르는 돈을 대출해주는 경락 잔금 대출 활용 - 최근에는 부동산 평가에 도움을 주는 / 등 다양한 부동산 어플 존재 -> 각 지역의 호재를 파악하고 투자 점수를 다양한 척도로 평가해 제공 -> 경매에 괜찮은 물건이 나왔다고 생각될 때 "마진"이 기대되는 가격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지역에 잠재적인 악재는 없는지 등을 평가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음 📝 주택 가격 상승의 요인 (p.50) 1. 저금리에 따른 부동산 매력도의 증가 (예) 2014년 - 저금리 정책으로 주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섬. 2015년 - 주택 공급 물량이 계속 줄어들면서 신축 주.. 더보기
<사피엔스> - 2부 농업혁명 / 제국을 존재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생물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사실 부자연스러운 것이란 없다. 가능한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처음부터 자연스러운 것이다" - 사피엔스, p. 216 농업혁명의 본질 [ 농업혁명이 삶의 질을 도약시켰다는 환상 ] 기원전 9000 여경부터 세계 각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농업이라는 기술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밀을 재배하고 염소를 기르는 것부터 시작하여 올리브나무, 포도 등을 재배하였고, 기원전 3500년에 이르자 오늘날 우리가 재배하는 대부분의 작물에 대한 작물화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농업은 오히려 인간의 삶을 수렵채집인들의 것보다 힘들게 만들었다. 여분의 식량이 더 나은 식사나 여유시간을 의미한 것은 아니며,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인간들은 삶의 대부분을 농사에 쏟아야 했다. 현대의 풍요로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 더보기
<사피엔스> - 1부 인지혁명 / 인류는 어떻게 생태계의 최상위권에 올라섰는가 " 약 135억 년 전 빅뱅이라는 사건이 일어나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게 되었다. 물질과 에너지는 등장한 지 30만 년 후에 원자라 불리는 복잡한 구조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약 38억 년 전 지구라는 행성에 모종의 분자들이 결합해 특별히 크고 복잡한 구조를 만들었다. 생물이 탄생한 것이다. 약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 종에 속하는 생명체가 좀 더 정교한 구조를 만들기 시작했다. 문화가 출현한 것이다. 그 후 인류문화가 발전해온 과정을 우리는 역사라 부른다. 역사의 진로를 형성한 것은 세 개의 혁명이었다. 약 7만 년 전 일어난 인지혁명은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약 12,000년 전 발생한 농업혁명은 역사의 진전 속도를 빠르게 했다. 과학혁명이 시작된 것은 불과 5백 년 전이다. " - .. 더보기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 우리는 언어의 틀 안에서만 세상을 파악할 수 있다 단어가 가지는 의미의 폭은 언어에 따라 다르다 우리는 흔히 '물건'이라는 실체가 있고, 그에 맞는 '이름'은 나중에 붙여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물건의 체계와 언어의 체계가 문화권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우리는 '나비'라는 말과 '나방'이라는 말에 익숙한 나머지 원래부터 나비와 나방이라는 두 종류의 곤충이 있어서 이렇게 이름이 붙여졌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프랑스어에는 나비와 나방의 개념을 모두 포함하는 이라는 단어밖에 없다고 한다. 즉, 프랑스 문화권에서는 나비와 나방을 구분해 사용하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더 넓은 폭을 나타내는 이라는 단어로 정의되어 있다. 프랑스인에게는 '나비'라는 개념도, '나방'이라는 개념도 없고, 오직 두 가지를 하나의 집합으로 인식하는 이라는 전혀 다른 .. 더보기